몇달 전, 아이가 학교에서 생존수영 수업을 다녀왔습니다. 생존 수영을 다녀오고 3일 뒤, 아이 엉덩이와 허벅지 피부 위주로 작고 붉은 뾰루지들이 모기 물린 것처럼 올라와 있었어요. 처음에는 단순한 땀이나 알레르기인가 했으나, 피부과에 가서 확인하니 수영장 모낭염 진단을 받았습니다. 특히 이번에 다녀온 곳이 해수풀이었는데, 아이 피부에 상처난 곳이 있었던 건지 세균에 감염되기 쉬운 환경이었던가 봅니다.
의사 선생님이 스테로이드와 항생제가 처방된 약과, 바르는 스테로이드까지 함께 사용하라고 하셨습니다. 알레르기성 모낭염 같다고도 하셔서 그렇게 처방해 주셨어요.
모낭염은 가만히 두면 자연스레 낫기도 하지만 기존에 다니고 있던 수영장도 있고, 더 번질지 몰라 걱정되기에 약 처방을 받아서 잘 챙겨먹고, 연고도 권장 기간동안 발랐어요.
약을 마치고도 몇 주 동안 한 두 개씩 올라왔어요. 다 낫지 않은 상태로 기존에 다니던 수영장을 다녀서인지 걱정스러웠지만 올라왔다가도 이내 바로 가라앉길래 그저 지켜보았는데 더이상 모낭염이 올라오지 않고 가라앉아 다 나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다 나았다고 생각한 순간 다시 번진 모낭염
다 나았다고 생각했고, 적어도 겉보기엔 그랬습니다. 붉었던 발진도 사라지고 피부도 예전처럼 맑아 보여서 우리 가족은 안심했습니다. 이제 괜찮다는 생각에 물놀이를 계획하고 여행을 갔습니다.
이번에는 워터파크와 인피니티풀까지 이틀을 연이어 다녀왔는데 여행을 다녀온 지 정확히 3일 뒤, 피부에 이상 신호가 켜졌어요.
지난번과 다르게 상체 위주의 모낭염이 등 양쪽과 옆구리 위주로 올라왔어요. 예상하기에 아마도 구명조끼가 닿는 라인을 따라 올라온 듯한 모양이었어요. 피부가 눌리고 습기가 차는 부분에서 세균 감염이 더 쉽게 일어난 것이 아닐까 추측했습니다.
아이 피부가 약해져 있는 상태에서 사람이 많은 워터파크나 인피니티풀을 들어간 것이 무리였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함께 간 다른 가족들은 모두 괜찮았어요. 면역력이 약해진 우리 아이 피부에는 좋지 않았다는 걸 다시금 느끼는 순간이었어요.
수영장 모낭염이란?
모낭염은 말 그대로 모낭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원래는 피부 표면에 늘 존재하는 세균이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수영장이나 해수풀, 워터파크처럼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물은 세균이 더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됩니다.
수영장 모낭염의 가장 흔한 원인은 '녹농균'이라는 세균인데 이 균은 따뜻하고 습한 환경에서 잘 번식하며, 관리가 완벽하지 않은 수영장이나 워터파크에서 흔히 발견됩니다.
아이들은 피부가 성인보다 약하기 때문에 작은 자극에도 쉽게 감염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생존수영, 물놀이, 워터파크 방문 이후 아이 피부에 뾰루지나 붉은 발진이 보인다면 단순한 땀띠로만 여기지 말고 모낭염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수영장 모낭염이 재발한 것이라고 해야할까요, 다 가라앉지 않았던 것일까요.
이번에는 상체 위주로 올라온 모낭염을 해결 해야했기에 다니고 있던 수영장을 일단 중지했어요. 다 나을 때까지는 보내지 않을 생각으로 중지한 다음, 아이가 매일 샤워하고 나오면 뽀송하게 말리고 잠옷을 입도록 더욱 신경 썼습니다.
이번에 병원에는 가지 않았어요. 시간이 약간 걸리더라도 자연스레 나을거라고 기대했거든요.
그 결과, 확 번지고 난 이후에는 계속 가라앉기 시작해서 일주일 지난 지금은 피부가 깨끗해졌어요.
모낭염은 치료 후에도 재발할 수 있기에 세심한 관리가 필요해요.
수영장 모낭염 예방하기
- 수영 후 즉시 깨끗한 물로 샤워하기
- 피부에 수영복이 오래 달라붙지 않도록 갈아입기
- 아이 피부는 보습제로 보호막을 강화하기
- 상처가 있거나 피부가 약해져 있을 때는 수영장 이용 자제하기
- 관리가 잘 된 수영장인지 위생 상태 확인하기
2년여간 수영을 배우러 다니면서 이런 적이 한번도 없었기에 지금같은 여름철, 사람이 많은 워터파크 방문은 아이의 피부를 고려해야겠단 생각을 해봅니다. 워터파크, 인피니티풀 모두 조카들과 너무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기에 후회는 없어요.
앞으로는 아이가 즐겁게 수영하면서도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부모로서 더 꼼꼼히 챙겨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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